6월 모평 성적이 발표되었다. 성적표에는 시험이 끝나고 채점했던 원점수가 아닌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가 표기된다. 등급은 수시모집에서 주로 활용하는 성적이며,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정시모집에서 주로 활용된다. 따라서 아직은 수시에 관심이 높은 수험생들에게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알아두면 앞으로 성적을 관리해 나감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표준점수는 주로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활용되는 점수이다. 표준점수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영역의 평균과 표준편차가 필요한데 이 평균과 표준편차가 영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영역별로 표준점수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달라진다. 때문에 표준점수를 통해 영역별 난이도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을수록 난이도와 변별력이 높았다고 판단한다. 실제 이번 6월 모평에서도 수험생들이 가장 어렵게 느꼈던 국어 영역의 최고점이 141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수학(나) 139점, 영어 136점, 수학(가) 126점 순이었다.

이처럼 표준점수는 영역별로 최고점과 최저점이 다르다 보니 그 점수 구간이 달라져 대부분의 경우 원점수와 표준점수가 1:1 대응을 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원점수가 달라도 표준점수는 같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이번 6월 모평을 예로 살펴보면, 수학(나)는 원점수 95점과 96점의 표준점수가 136점으로 같으며, 수학(가)는 94점과 95점의 표준점수가 122점, 영어는 원점수 97점과 98점의 표준점수가 134점으로 같다.

이는 국어를 제외한 영역들은 표준점수 최저와 최고 구간의 차이가 100점보다 작아 원점수가 달라도 표준점수가 같은 구간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역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이번 모평에서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1점, 최저점이 41점으로 100점의 차이가 발생해 원점수와 점수 구간이 같다. 따라서 원점수가 1점 하락할 때마다 표준점수도 1점씩 하락해 원점수와 표준점수가 1:1 대응이 된다. 그런데 표준점수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수학(가)는 79점(47~126점), 수학(나)는 73점(66~139점), 영어는 89점(47~136점)으로 원점수 구간인 0~100점과 다르기 때문에 원점수와 표준점수가 1:1 대응이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만점과 1등급 컷의 차이가 국어는 원점수와 표준점수가 똑같이 10점이 차이가 발생하지만, 수학(가)는 원점수는 4점, 표준점수는 3점, 수학(나)는 원점수는 9점, 표준점수는 6점, 영어는 원점수는 8점, 표준점수는 6점으로 원점수 하락 폭에 비해 표준점수 하락 폭은 작아진다.

결과적으로 같은 원점수라 할지라도 영역별 점수를 어떻게 받았는지에 따라 표준점수는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원점수로 국어 92점, 수학 86점, 영어 98점과 국어 86점, 수학 98점, 영어 92점을 받은 학생은 276점으로 원점수가 동일하다. 그런데 표준점수로 보면, 각각 396점과 394점이 되어 2점의 차이가 발생한다.

백분위는 주로 탐구 영역에서 활용된다. 정시모집에서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은 물론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도 탐구 영역 반영 시에는 백분위를 활용한 대학 자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서도 탐구 영역만큼은 백분위를 활용하는 이유는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상당수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받으면 탐구 영역에서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에 따라서 선택 과목의 유불리를 고민한다. 표준점수는 어떤 과목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최고점과 하락 폭이 달라지기 때문에 표준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학생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백분위를 활용하기 때문에 탐구 영역의 표준점수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예를 들어 이번 모평 사탐 영역 중 생활과 윤리, 세계사의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비교해 보자. 원점수 50점으로 동일할 때, 표준점수는 생활과 윤리가 69점, 세계사가 74점으로 세계사가 5점이나 높지만 백분위 점수는 100점으로 동일하다. 또한 원점수 45점에 대한 생활과 윤리, 법과 정치의 표준점수는 각각 65점과 63점으로 2점의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백분위로는 무려 11점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처럼 표준점수와 백분위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

따라서 탐구 영역은 표준점수보다는 백분위 점수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에서 활용하는 자체 변환표준점수는 아래 지난해 연세대 변환표준점수 예시와 같이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상관 없이 백분위 점수에 따라 같은 변환점수를 적용하므로 표준점수에 상관 없이 높은 백분위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