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울 때에는 어떤 대학, 어떤 학과에 지원해야 할 것인지와 더불어 ‘어떤 전형으로 몇 번을 지원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수시모집 6장를 모두 쓰고, 한 가지 전형을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전략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지원 전략을 세울 때 고민해야 할 점을 살펴보자.

수시 6회 제한은 무분별한 수시 지원을 막고자 2013학년도부터 실시되었는데 오히려 이 제한으로 수험생들이 6번 모두 반드시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6번을 다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걸까? 단순하게 확률로만 따져본다면 4번 지원한 학생보다 6번 지원한 학생의 합격 가능성이 올라가는 건 맞다. 하지만 내신 성적이 너무 낮아서 학생부 교과나 종합 전형에 도전이 어렵거나 내신보다는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좋아서 특별히 수시에 선택할 전형이 없는데 친구들이 6번 지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서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입 성공은 수시 6개, 또는 정시 3개를 다 합격하는 것에 있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전형에 하나라도 붙는 것이 진짜 성공인 것이다. 결국 자신에게 적합한 전형을 찾아 맞춤 계획을 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로 수시를 지원하는 학생의 평균 지원 횟수는 수시 6회 제한이 있기 전 2012학년도에는 5회 정도였고 그 이후에는 약 4회 정도였다.

■ 수시모집 평균 지원 횟수 

내신 성적이 낮고 비교과 활동 내역이 없어서 학생부 위주 전형 중 특별히 지원할 대학이 없다면 과감히 학생부 위주 전형 지원을 하지 않고 남은 기간 수능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논술 전형 중 합격 가능성이 있는 대학이 어디인지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수시 6장을 모두 논술 전형으로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수능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논술고사를 대학의 유형에 맞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대비 시간이 필요하고, 논술 전형에만 집중하다보면 수능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고, 정시에서 쓸 수 있는 대학 수준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논술 전형에 6장을 모두 쓰기보다는 수능 준비를 철저하게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대학의 논술을 찾아 맞춤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논술고사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능 모평 성적으로 경희대, 중앙대 정도에 지원 가능한 수준인 학생들은 수능 이전에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 중 연세대 정도만 지원을 고려할 것이다. 보통 수시 지원 대학은 수능으로 정시에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그 이상의 대학을 지원하는데 수능 이전에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 중 연세대 외에는 그 이상의 대학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세대 논술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높고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봐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에 모두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많다. 물론 수능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대부분 수능 직후 토~일요일과 그 다음주 토~일요일에 몰려 있기 때문에 일정이 겹쳐 실제로 여러 대학에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논술고사 실전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연세대 논술 전형을 지원해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단, 논술을 본 이후에는 원서를 넣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수능 공부에 매진해야 논술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부 성적도 좋지 않고 논술고사도 자신이 없다면 수시 지원을 포기하는게 맞을까? 하지만 6번의 기회를 포기하기보다는 끝까지 가능성 있는 대학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학생부 교과 전형은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통과할 수 있다면 실질 경쟁률이 낮아져 합격의 가능성이 생긴다. 따라서 자신이 충족시킬 수 있는 최대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어느 대학 수준인지를 판단한 뒤 낮은 학생부 교과 성적을 만회할 수 있는지 지난해 합격자 성적을 통해 비교해보자.

예를 들어 홍익대 학생부 교과 전형은 다른 경쟁 대학에 비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편이다.대부분의 모집단위에서 수능 2개 영역 평균 2등급(일부 학과 제외)을 요구하고 있으나 인문계는 나머지 두 개 영역이 3등급 안에 들어야 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편이다. 사범대학은 3개 영역 2등급 이내면서 전 영역 3등급 이내, 건축대학은 2개 영역 1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수능 기준이 높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보는 것도 합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합격자의 교과 성적을 확인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인문계는 국어교육과 1.90등급으로 가장 높았고 불어불문학과가 2.87등급으로 가장 낮았다. 자연계는 수학교육과가 1.86등급으로 가장 높았고 건축학부2가 3.81등급으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메가스터디 재정반의 학생도 내신 평균 4등급으로 낮은 학생부 성적을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극복하여 최종 합격한 사례가 있다. 이렇듯 부족한 성적이라도 끝까지 가능성을 찾아본다면 합격의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 홍익대 2013~2015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교과 합격생의 학생부 교과 성적 평균

 주1) 대학 홈페이지 게재 자료 기준임

주2) 일반전형 최종 등록자 대상이며, 각 모집단위별 최종 등록자들의 보정 후 학생부 등급 평균임